추석 연휴 셋째날의 화창한 날씨에 끌려 클린바구니와 집게를 챙겨서 진달래 능선으로 오르다 깔딱고개 상부에서 쌍암사 계곡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정상으로 오른 후 배낭바위쪽으로 하산하였다.
가을의 숲속에서 결실을 알리는 꿀밤이 떨어지는 소리가 정겹고, 유난히 가까워진 북한산과 도봉산 등이 수고한다고 손짓을 하고, 파란 하늘 곳곳에 흰구름으로 수놓은 자연의 황홀감을 만끽하였다.
휴지가 눈처럼 걸린 나무, 흙 틈에서 유독 반짝거리는 은박지, 땅속에서 목만 내민 병조각들을 캐고 줍다보니 여느때처럼 정상 전에 바구니가 넘친다.
등산로에 새로운 쓰레기가 거의 보이지 않고, 지게 빌려 내가 치우려던 쓰레기더미를 노원구청에서 말끔히 정리한 모습과 덜렁거리며 매달린 쓰레기 무게만큼 수락산에게 추석 선물을 한 것 같아서 비록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돌았다.